카카오 채용 과정 후기 4편 (원격 인터뷰)

원격 인터뷰

원격 인터뷰는 기술 관련된 인터뷰이며 정해진 시간(5월 9일 오후 2시)에 인터뷰어가 전화를 나에게 걸고 약 1시간 정도 소요될 것이라고 미리 안내를 받았다. 인터뷰 일정에 맞춰서 다니던 직장에서 2시간 연차를 내고 주차장에 주차되어 있는 차 안에서 전화를 받았다. 이 인터뷰로 인해서 얼마 남지 않은 연차를 많이 사용하는게 부담스러웠고 카페나 스터디 공간을 찾아가자니 생각지 못한 변수가 발생할까봐 차에서 진행하기로 하였다. 우선 사전에 준비했던 것은 내가 기술적 & 커리어적으로 어필하고 싶은 내용들을 정리한 아이패드였다. 전화 인터뷰의 이점을 최대한 살리는 방법으로 내가 어필하고 싶은 내용을 충분히 어필했는지 확인해가면서 인터뷰를 진행해나가기 위한 준비였다. 그리고 원격 인터뷰가 세 차례 인터뷰 과정의 시작이었기 때문에 원격 인터뷰 이후의 과정에서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될 것으로 생각하여 아이패드에서 음성 녹음을 켜두었다.

원격 인터뷰 상세한 내용은 보안 관계상 공개적으로 밝힐 수 없지만 대략의 내용만 밝히자면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었다.
* 지원 동기
* 지금껏 해온 일에 대한 설명 (설계 및 구현 내용에 관하여)
* 다룰 수 있는 언어의 종류
* 기존 회사에서 겪었던 문제점들과 해결하려고 시도했던 노력
* Git 사용 관련
* OS 관련된 내용
* 검색 시스템과 관련한 지식

인터뷰어의 질문 흐름을 보았을 때 질문 내용들이 철저히 준비되어서 나왔다기보다 몇 가지 질문에서 내가 대답한 내용들을 바탕으로 이어지는 질문들이었다. Git 사용 관련 질문과 검색 시스템과 관련 지식에 대한 질문은 내가 지원한 부서에 맞게 관련 경험을 자기소개 및 프로젝트 기술서에서 어필한 내용을 바탕으로 나왔다. 그리고 간단한 질문(사용할 수 있는 언어의 종류와 같은 질문)에 대해서는 함부러 이것 저것 열거만 하면 실제로 지식이나 경험의 깊이를 파악하기 위한 추가 질문이 꼬리를 물고 이어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. 모르는 내용은 모른다고 확실히 해두는 것도 어설프게 아는 척 하지 않는 사람임을 어필하는 측면에서 좋았던 것 같다. (다 모른다고 하면 당연히 탈락하겠지만… ^^;) 자신있는 내용은 내 스스로가 신나서 자신있게 대답했던 것이 플러스 요인이 아니었을까 추측해본다.

인터뷰 자체의 내용보다는 관련 여담을 늘어놓자면 첫번째로 인터뷰어의 태도도 상당히 중요했던 것 같다. 나의 경우에 인터뷰어가 목소리와 분위기가 나를 배려해주고 편하게 해주려는 느낌이 많이 들어서 떨리지만 신나게 인터뷰를 할 수 있었다. 내가 대답을 시도하다가 조금씩 막히면 조금씩 힌트나 가이드를 줘서 대답을 마무리할 수 있게 도와주셨다. 그래서 인터뷰가 종료되고 제대로 대답했는지 기억도 안 날 정도로 얼떨떨했지만 카카오와 검색시스템 팀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느낌이 남게 되었다. 두번째로 면접 내용 녹음은 상당히 의미가 있었다. 면접이 끝나고 나서 다시 들으면서 질문과 나의 답변을 문서로 정리하였는데 이 과정에서 나의 좋지 않은 말 버릇을 파악하고 제대로 대답하지 못한 내용들에 대해서 다시 정확하게 정리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(엄청난 자기 반성의 시간). 그리고 이래서 합격할 수 있을까 하는 약간의 좌절감 섞인 생각도 하였다 ^^;; 기술적으로 부족했던 부분을 파악할 수 있어서 합격 여부를 떠나 매우 만족스러웠다. 세번째로 남아있는 오프라인 면접에 대비할 중요한 단서를 마련할 수 있었다. 실제로 전화 인터뷰에서 제대로 답하지 못한 내용에 대해서 1차 기술 인터뷰 때 다시 질문 받기도 했었다.

그리고 다음날 오전, 생각했던 것보다 이른 시간에 인터뷰 합격 소식을 전해들을 수 있었다.

사실 이때 인터뷰어가 지금 일하는 조직의 조직장이신데, 원격 인터뷰 내용을 녹음해서 분석했다고 솔직하게 말씀드렸더니 나보고 무서운 사람이라고 하셨다 :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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